[한겨레 책과 생각] 김종덕 교수
[한겨레 책과 생각] 김종덕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3.09.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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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음식 거부해야 ‘음식 시민’ 된다

패스트푸드·수입 먹거리 비만·중독 등 악영향 많아 ‘음식문맹’의 위험성 경고

음식문맹
김종덕 지음
내인생의책·1만2000원

   책은 “눈을 감고 지난 일주일 동안 자신이 먹은 음식을 생각해보라”는 말로 시작한다. 식사 시간이 아까워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보면서, 심지어 길을 걸으면서 먹는 사람, 뭘 먹을 것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식사를 혼자 대충하는 사람, 요리할 줄 모르고 조리 과정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 음식에 대한 지출을 아깝게 생각하는 사람, 원산지는커녕 식재료 자체를 모르는 사람, 인스턴트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 혹시 당신 아닌가?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이자 슬로푸드문화원 이사장인 김종덕 교수는 이런 사람을 ‘음식문맹’이라 이름지었다. 지난해 <음식문맹자, 음식시민을 만나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던 그는 청소년들에게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음식문맹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청소년들이 유명 상표의 운동화나 점퍼에는 열광하면서 한 끼 때우는 일은 신경쓰지 않는 일은 한 사회의 재앙이라고 말한다.

   1980년대 후반 초식동물인 소한테 소와 양의 내장을 갈아만든 사료를 먹인 뒤 발생한 광우병을 간과한 영국은 이 병이 인간에게 영향을 끼친 1990년대 중반 이후 큰 비극을 겪었다. 책은 종자 개량, 육골 사료, 성장 호르몬 등을 써 사육 기간을 크게 단축한 가축의 고기 자체가 패스트푸드이며 이런 ‘나쁜 음식’을 거부하는 일이야말로 ‘음식 시민’이 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수입 먹을거리, 유전자 조작 작물 등 나쁜 음식이 불러온 피해는 비만, 중독, 폭력성 증가, 유전적 악영향 등 다양하다. 또한 수입 농산물로 인해 지역 농업, 소규모 가족 영농이 감소하게 된다. 일회용품 사용, 공장형 축산으로 인해 환경 오염과 지구 온난화의 문제도 발생한다.

   이 책은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시리즈의 27번째다. 공정무역, 테러, 에너지 위기 등에 관한 외국 책을 번역해 소개하기도 하나 최근에는 국내 필자가 참신한 주제어로 새로 써 펴내기도 하고 있다. 25편인 <적정기술>의 경우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만든 사회적 기업 ‘섬광’이 집필을 맡았다. 조일현 내인생의책 편집자는 “앞으로도 새롭고 가치있는 주제어를 선정해 다양한 방식으로 시리즈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초등 5학년부터.

<위 글은 한겨레 2013년 9월 2일(월)자 26면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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