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보도기사] 박태일 교수
[국제신문 보도기사] 박태일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3.06.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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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묻혀있었다, 그가 묶고 엮기전에는

박태일 교수, 일제강점기 문학작품서 두 권 발굴
# 조순규 시조전집-무궁화

- 조국·민족의식 울분 담긴
- 유고 시조 70여편·평론 등

# 소년소설육인집

- 계급주의 어린이문학 소설집
- 소설가 6명의 작품 20편 옮겨

   부산·울산·경남 지역 문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열정의 시인인 박태일(59)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엮었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아예 잊힌 일제강점기 문학 관련 서적이다.

   한 권은 동래고와 경남여고 등에서 교사를 역임하면서도 끝까지 무명 시인으로 남은 근포(槿圃) 조순규(1908~1994년) 선생의 시조 전집 '무궁화'이고, 다른 한 권은 1930년대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읽을거리 역할뿐 아니라, 청년 지도자의 활동에 교과서 역할까지 한 '소년소설육인집'이다.

   박 교수가 이들 두 권을 엮어낸 것은 숨겨져 있던 문학가와 문학작품들에 생명을 불어넣음으로써 비로소 부활시켰다는 측면과 부울경지역은 물론 한국의 근현대 문학사의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는 측면에서 특별히 의의가 있다.

   '무궁화'는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을 거치며 조국과 민족의 비극적이고 부당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몸부림치던 지역의 무명 청년 시인 조순규의 육필 시조집을 박 교수가 발굴해 그 속에 담긴 작품 70여 편과 일간지 및 문예지 발표 작품, 동래고와 경남여고 교사 시절 교지에 발표한 문학 평론 등을 엮어 펴낸 시조 전집이다.

   주인공 조순규는 1908년 울산 웅촌에서 태어나 부산 동래고보 5학년 재학 중이던 1927년 조선일보에 빼앗긴 조국에서 살아가는 청년의 울분을 담은 시조 '하추잡음(夏秋雜吟)' 등 다수 시를 발표하고 교사 생활 중이던 1961년에는 육필 시조집인 '계륵집'을 직접 만들어 놓았지만, 정식 출간을 하지 않았던 시인이다. 박 교수는 "근포 선생은 동래고보 동기 동창인 요산 김정한과 포백 김대봉, 한 해 위 선배인 청마 유치환, 네 해 선배인 소정 서정봉, 경남여고 재직 시 동료 국어교사였던 시조시인 김상옥과 시인 조순 등 수많은 명망 문인들과 친교를 나눴지만 혼자서 정리한 육필 시조집 외에는 단 한 권의 시집도 남기지 않았다. 얼마든지 문학계에 발을 디딜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무명 교사 무명 시인으로 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동래고보를 졸업하고 20대 젊은 나이에 농촌 지도자로서 삶을 불사르겠다며 열정을 불태우다 왜경에 의해 옥고를 치른 일도, 공산주의자로 의심받아 6·25전쟁 기간 갖은 고문과 함께 옥살이를 한 일도, 그가 남긴 작품과 함께 잊혀 있다. 뒤늦게나마 그를 되살렸다는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책 '소년소설육인집'은 1932년 발간된, 우리 근대 계급주의 어린이문학 구성에 핵심적 텍스트로 꼽히는 동명의 소설집을 발굴해 새로 엮어낸 것이다. 전국 각지 출신인 소설가 6명(구직회, 승응순, 이동규, 안평원, 오경호, 홍구)의 작품 20편이 담겨 있다. 원저의 표지 그림은 향파 이주홍 선생이 그린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끈다.

<위 글은 국제신문 2013년 6월 14일(금)자 16면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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