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 교수, 경남도민일보 기고
한성대 교수, 경남도민일보 기고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3.04.08 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수자원 확보는 어찌할 것인가?

  21세기는 물의 세기라고 한다. 앞으로는 석유보다 물이 더 중요하게 국가 간의 경쟁력지표가 될 것이다. 물은 지구 위 모든 동식물이 살아나가는 데 있어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자 다른 어떤 물질로도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말미암은 대규모 홍수와 가뭄이 현실화됨에 따라 물의 확보 및 효율적 관리가 지구촌의 생존을 좌우하는 주요 이슈로 두드러지고 있다.

세계 3위의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2010년 기상관측이래 최대의 폭염과 극한가뭄으로 곡물수출이 중단되기도 하였으며, 2011년에는 태국의 홍수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면서 정부 당국이 통제 포기선언을 하고 국민에게 도시를 버리고 탈출을 권고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해 태국은 18조 원으로 추정되는 손실을 보았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최근 기후변화로 가뭄이 5~7년 주기로 발생하고 있고 홍수피해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농어촌공사의 백서에 따르면 2011년 5~6월에 걸쳐 이어진 61일간의 가뭄은 '104년만의 가뭄'이라 불리며 가뭄면적이 최고 1만 9700㏊에 이를 정도로 극심했다고 한다. 반면 2012년에는 여름철 폭우와 더불어 덴빈과 볼라벤, 산바가 릴레이 하듯 우리나라를 강타해 물난리가 났다. 삼성경제연구소 자료를 보면 2001~2008년 기상이변에 따른 연평균 재산피해액은 2조 2900억 원으로 90년대(6953억 원)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하였다.

  우리나라는 65%가 산악지형으로 하천경사가 급하고 지역별, 계절별 강수량 편차가 심한데다 수자원시설도 부족하여 물관리에 취약하다. 1인당 강수량은 세계평균의 약 6분의 1에 불과하고, 물 빈곤 지수는 147개국 중 43위로 OECD 가입국 평균 이하이다. 즉 우리나라는 물로 말미암은 스트레스가 높은 국가로 수자원의 확보와 관리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경남 남강유역 상류는 남덕유산과 지리산이 분포하는 산악지형으로 유역의 경사가 상대적으로 다른 곳에 비해 급하다.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2006년 태풍 에위니아 내습시 사망 32명, 이재민 5000여 명, 피해액 7400여억 원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수문환경의 변화로 함양군, 산청군, 진주시 및 사천시 등은 홍수조절능력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며, 남강댐 또한 설계규모를 초과하는 홍수로부터 안전성 확보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처럼 가뭄과 홍수에 대한 위험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이를 대비할 신규 물관리 시설물 확보 등은 어려워져 물 관리를 둘러싼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그래서 관련 기관에서는 이미 확보된 수자원 시설물이라도 최대한 활용하여 효율성을 높이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고 통합적이며 합리적인 수자원관리기술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신규 물관리 시설물 확보와 병행하여야 하는 것으로 추가적 시설물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곧 한계를 드러내고 말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 반복되는 대형사고의 원인으로 '안전 불감증'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홍수와 가뭄도 반복되고 있어서인지, 감각이 둔해져서 별다른 느낌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기상이변과 증가하는 물 관련 재난을 생각할 때 과연 지금처럼 적절한 대비 없이 있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거안사위(居安思危), 사즉유비(思則有備), 유비즉무환(有備則無患)'이라 했다.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해 대비해야 근심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더 늦기 전에 우리나라도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만 21세기 물의 세기에서 물 걱정 없는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위 글은 경남도민일보 2013년 4월 8일(월)자 10면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