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과 이재성 시인, 제6회 해양문학상 대상 수상
국문과 이재성 시인, 제6회 해양문학상 대상 수상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2.12.18 14: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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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2월 18일자에 자세히 소개

"시선을 돌리면 무한한 바다가 청춘의 도전을 기다려"

해양문학상 대상에 '스물다섯 살의 바다' 이재성씨
7개월 간 원양어선 일상과 감흥 담담히 담아내
한국일보 '길 위의 이야기'에도 여러차례 소개돼 눈길

"제 시로 인해 바다로 도전하는 청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국토해양부 산하 한국해양재단 주최 제6회 해양문학상에서 대상 수상자로 결정된 이재성(26ㆍ경남대 국문 4)씨는 17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삼면이 바다지만 바다와 관련해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들이 대부분 비슷해 특별할 것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해양문학이야 말로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고, 그게 다시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씨의 작품은 43편의 연작시 '스물다섯 살의 바다.' 휴학하고 7개월간 원양어선 선원으로 일하며 뱃사람들의 일상과 감흥을 담담하게 글로 옮겼다. 그 중 41번째 '잉크 편지'가 그에게 500만원 상금의 대상을 안긴 것이다. 소감과 포부를 물었다. "바다와 닿은 울산에서 나고 창원에서 자랐지만 바다의 '바'자도 모르다가 뒤늦게 바다의 매력에 빠지면서 시작한 작품활동의 결과물입니다. 해양문학에 관한 한 불모지와 다름없는 한국 문학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습니다."

'잉크 편지'는 위성전화가 잘 터지는 북태평양 고깃배서도 극복할 수 없던 그리움이 염장된 시다. 시를 낚기 위해 승선한 마로도스 이씨의 이야기는 한국일보 오피니언면 단편 에세이 '길 위의 이야기'에 여러 차례 소개됐었다. 당시 '길 위의 이야기'를 쓴 정일근 경남대 교수가 제자이기도 한 이씨가 선원으로 나가는 사실을 지상중계했다.

이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인이 꿈이었고, 그 꿈을 지난해 경남신문 신춘문예 등단을 통해 이루고 나니 허무하기 그지 없었다"며 "정 교수님의 권유로 북양 원양어선을 타게 됐다"고 했다. 그를 문단에 올린 작품 '마드리드 호텔 602호'를 통해 제자의 꿈이 '바다'라는 사실을 알았고, 그에게 필요한 건 책상이 아니라 진짜 바다라는 걸 정 교수는 알고 있었다. 승선을 허락한 해군 출신 선장(이윤길씨)이 해양문학가였던 점도 큰 힘이 됐다.

어선부원기초안전교육을 끝내고 '바다의 여권'이라 불리는 선원수첩을 받은 그가 오른 배는 422톤급 305 창진호. 그물 당기는 갑판원이었지만 수병 전탐병(電探兵) 이력으로 명예 3등항해사 자리를 맡았다. 그물 당기는 일 외에도 꽁치떼를 레이더로 탐지하고, 고기들이 기동할 법한 수온대의 길목을 찾는 일이 추가됐다.

시를 건지기 위해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 올라탄 배였지만 글을 쓸 시간은 쉬 허락되지 않는 고된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2등항해사가 그물에 빨려 들어 쇼크사하자 2등항해사로 졸지에 승격됐다. "바다를 그물째 건져 올려, 그 바다로 육지 밥상을 푸짐하게 차리기 위해 일하다 그렇게 가는 사람을 보고 바다가 싫어졌지만 어디 가서도 그 이야길 할 수 없으니 가슴이 터질 것 같았어요."이런 이야기를 글 아닌 다른 방법으로는 녹여 낼 도리가 없었다. '스물다섯 살의 바다'는 바로 그 7개월의 기록이다.

그런 바다지만 그는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배를 다시 타보고 싶다"고 했다. "바다 관련 문학작품을 물으면 대부분이 '노인과 바다','백경'만 얘기하잖아요. 무한한 가능성 있고 도전을 기다리고 있는 바다지만, 우리는 너무 산과 육지로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라도 반대로 가야죠."

이씨는 졸업 후 부산해양대 국제문화학부 동아시아학과 대학원에 진학할예정이다. 시상식은 21일 서울 인의동 한국해양재단에서 열린다.

                                      [ 위 글은 한국일보 12월 18일 28면 발췌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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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석 2012-12-19 15:24:14
역시 경남대학교는 문학의 성지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