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봄
대학의 봄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4.03.19 11:2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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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들으 무한한 가능성 때문에 대학에서 상한가인 황제주"



겨우내 정적이 감돌며 스산했던 캠퍼스는 3월에 문턱을 넘으며 갑자기 생동감이 넘쳐나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매서운 겨울의 뒤끝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사이 좋게 화신(花信)을 전하는 매화, 산수유, 벚꽃, 개나리, 진달래 등은 시차를 두고 계절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대학의 봄에 시발점은 아무래도 입학식이리라.
캠퍼스는 새 가족을 맞이하는 날부터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용트림하며 기지개를 켠다. 덜 다듬어져 어설픔이 엿보이지만, 새내기들은 무한한 가능성 때문에 대학에서 상한가의 황제주(皇帝株)이다. 나름대로 조신하게 차리고 가다듬었지만, 어딘지 어색하고 한결같이 쿵쾅대는 잰걸음이며, 낯선 분위기 때문인지 연신 곁눈질을 하면서 휘젓고 다니며, 새로운 둥지에서 자기 자리 찾기에 골몰한 모습이다. 아직 갈고 닦아야 할 미완의 재목들이기에 급하게 내닫는 성정(性情)에서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 모습을 보는 듯한 위태로움에 현기증을 맛보기도 한다. 하지만 매무새가 어색한 풋내기 총각의 설익음이 정겹고, 아직은 꽁지 빠진 닭처럼 덜 세련된 예비 숙녀들의 청초한 얼굴에서, 내일에 대한 기대는 한껏 부풀어 무지개 빛 꿈이 펼치질 세상을 그리게 한다.
이 파랑새들의 강의실에 외형적인 모습은 가히 진풍경이다. 원래의 색깔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울긋불긋한 머리, 찢어진 청바지, 간간이 등장하는 배꼽티에서 신세대의 당당함을 본다. 그런가 하면 강의 시간 내내 엄지족(thumb tribe)은 문자 메시지 전송 삼매경에 몰입하기도 하고, 올빼미 족이 책상에 엎드려 간절한 기도를 계속하는 무례를 범하기도 한다. 거기다가 질문이나 대답을 할 때, “선생님” 했다가 서둘러 “교수님”이라고 호칭을 바꾸는 것 같은, 문화적 충돌을 온몸으로 겪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다양한 체험을 하며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려니 치부한다. 그러나 결코 이런 모습이 그들의 전모(全貌)는 아니다. 지적 호기심이나 새로 접하는 문화에 대한 욕구와 포용력이 왕성해서, 강의 내용에 몰입하며 비수(匕首)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도전적인 전의를 불태우기도 한다. 또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굴리며 더 큰 사유(思惟)의 세계를 위하여,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영특함을 보이며, 의젓한 젊은 지성인으로 성장해 간다. 거기에다 아날로그세대와 달리 좋고 싫음을 분명히 하는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진 N세대의 특성을 보이면서, 국경이나 비자(visa) 없는 사이버 세계를 거침없이 넘나들며 지평을 넓혀간다. 이런 개성 때문인지 기성세대와 판이한 발상을 통하여 “이메일이나 휴대폰으로 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생소한 사람들을 만나서, 계획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 홀연히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플래시 몹「flash mob」” 현상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열린 사고의 슬기로운 젊은이로 변모하는 현명한 그들이다.
그렇게 이방인처럼 캠퍼스 문화에 어리둥절하며, 물에 기름처럼 따로 놀던 풋내기들도 동문회, 향우회, 학과 MT를 경험하고 동아리 주변을 기웃거리면서, 대학의 주인으로 의식을 어렴풋이 찾으며, 눈으로 보고 귀동냥과 온몸으로 부딪치며 얻은 알토란같은 지혜를 쌓아가며 잔인한 사월(四月)을 넘긴다. 그리고 신록이 무르익는 5월의 축제쯤에 이르면, 사회로 진입이 녹록치 않아 고개를 떨구기 일쑤인 젊은 늙은이 4학년, 피기도 전에 냉혹한 사회 현실을 넘보며 진한 가슴앓이가 시작되는 서러운 3학년, 세상을 눈 아래로 내려다보는 위풍당당한 2학년들과 스스럼없이 형님 아우로 어우러지면서 듬직한 대학 가족으로 거듭난다. 무능하고 탐욕스런 기성세대들이 만든 민망스러운 현실이 지성의 전당을 멍들게 만들었지만, 우리의 내일은 젊은 지성들의 몫이다. 이런 연유로 뉘랄 것 없이 대학인의 의연한 기개에서 내일의 희망을 찾으려 하고, 끝없는 신뢰를 보내는 게 아닐까. 그러기에 야무진 새내기들의 풋풋함이 빼어난 이룸의 초석(礎石)이 되길 소원한다. 해서 작게는 개인의 바램을 넉넉히 이루고, 크게는 이 사회를 승화시킬 견인차 노릇을 할 동량(棟樑)으로 우뚝 서는 모습의 상상만으로도 흡족하고 행복한 봄이다.
한 판 암 교수(컴퓨터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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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s Høretelefoner Test 2014-02-03 18:11:06
cord injury. I marveled at these youngsters, healthy souls and wholesome appetites for living shining via their bodily constraints.The following Saturday, I arrived at the stables in time for you to groom my assigned horse before class, put on his tack and ensure that he was sound,
Beats Høretelefoner Test http://www.kropogoekonomi.dk/viderstil/upload.asp?beats=10

Parajumpers Føtex 2014-01-26 13:28:32
"Yes. After all, I get to become a child 1 extra time." That is a exclusive way of taking a look at it.
Parajumpers Føtex http://www.masterclass-demens.dk/kontakt/config.asp?parajumpers=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