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사랑이 뭔지 알아?
너희가 사랑이 뭔지 알아?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6.03.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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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받는다고 다 사랑이 아니야!


2월 14일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발렌타인데이, 3월 14일은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주는 화이트데이였다. 이 외에도 달마다 14일에는 어김없이 ○○데이가 있다. 1월에는 다이어리데이, 4월에는 블랙데이, 5월에는 로즈데이, 6월은 키스데이, 7월은 실버데이, 8월은 그린데이, 9월은 뮤직데이, 10월은 와인데이, 11월은 무비데이, 12월은 허그데이다.

이런 것들이 원래부터 있었던 기념일은 아니다. 최초 시작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발렌타인데이였다.

발렌타인데이의 기원에 관해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어떤 전문가들은 로마의 성발렌타인(St. Valentine)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발렌타인은 당시 황제 클라디우스가 젊은 청년들을 군대로 끌어들이기 위해 결혼금지령을 내렸는데 이에 반대하고 서로 사랑하는 젊은이들을 결혼시켜준 죄로 A.D. 269년 2월 14일에 순교한 사제의 이름이다. 그는 그 당시 간수의 딸에게 "love from Valentine"이라는 편지를 남겼고, 발렌타인데이에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풍습의 기원이 되었다. 발렌타인데이가 연인들의 날로 알려져 있는 것도 여기서 유래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

또 다른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영국인들이 새가 짝을 짓는 날이 2월 14일이라고 믿었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것과 봄이 연인을 위한 계절로 여겼던 데서 나왔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고대 로마에서는 루퍼칼리아(Lupercalia)라는 축제를 2월15일에 열어서 늑대로부터의 보호를 기원하고 이 축제기간 동안에 여자들은 다산을 빌었는데 이런 로마의 축제가 영국으로 이어져 오늘날의 발렌타인데이가 되었다고도 한다.

발렌타인데이도 처음에는 어버이와 자녀가 사랑의 교훈과 감사를 적은 카드를 교환하던 것이 풍습이었는데, 20세기가 되면서 남녀가 사랑을 고백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 되었다고 한다.

발렌타인데이 같은 경우 처음 시작은 정말 인간적이고 감동적이다. 하지만 다른 데이 같은 경우 근본부터가 상업적이다. 아마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화이트데이의 출발이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발렌타인데이로 인해 초콜릿이 많이 팔리자 상대적으로 잘 팔리지 않던 머시멜로우를 많이 팔기 위해 머시멜로우데이를 만들었다. 이것이 화이트데이의 시작인데 상업적인 냄새가 너무 많이 풍긴다해서 바뀌어진 이름이 화이트데이인 것이다. 그 정도로 상업성이 너무 짙다. 거의 100% 상업적인 면이 강하다. 아무런 이유 없이 그저 상품을 더 많이 팔아먹기 위한 일종의 재고정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많이 팔면 좋기는 하지만 사랑과 우정이라는 것이 그 상품을 선물해야만 보이는 것처럼 광고하고 캠페인처럼 모두가 같이 해야만 할 것 같이 만들어 버린 지금 현실이 사랑과 우정이라는 마지막 남은 순수를 허망하게 무너뜨리고 있다.

형식적으로 이날은 꼭 선물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10대와 20대들 사이에서는 교과서처럼 박혀있기 때문에 무슨 데이라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대형 마트같은 경우 과자 코너가 원래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에 따로 코너를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매출에도 영향을 많이 준다는 것이다.

형식적인 면에 많이 치중이 되어있는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오빠, 몇일 있으면 화이트데이다. 내꺼 준비하는 거 알지?" "넌 발렌타인데이 때 나 안줬잖아?" 과연 우리 학우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5천원부터 많게는 15만원까지도 선물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날 선물하는 것을 사치스럽긴 하지만 챙겨주거나 애정표현이기 때문에 아깝지 않다고 하는 의견 두 가지가 있었다. 아깝다고 생각하면서도 형식적으로 행하고 있는 그런 현실인 것처럼 보인다.

이렇다 보니 상업계에서는 줄줄이 무슨 데이를 늘어놓고 있는 지금이다. ○○데이가 다가오면 초콜릿과 사탕 등 화려하고 예쁘게 장식된 것들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어떤 곳의 레스토랑에서는 특별히 그날만을 위한 메뉴가 준비되고 다른 메뉴는 아예 주문을 받지도 않는다고 한다. 좀더 비싼 것을 사주려고 메뉴의 가격을 보고 나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때가 되면 사람들은 본래의 의미에 충실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랑과 우정을 마음이 아닌 물질적인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무조건 예쁜 것, 좋아 보이는 것 그리고 화려한 포장. 정말이지 쓸 때 없는 곳에 돈을 쓰고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는 하지만 여기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래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자. 화려한 포장들과 비싼 것들. 이것들이 내 마음보다 더 예쁠까? 꼭 비싸고 좋은 것이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는 것은 꼭 버렸으면 한다.

빨리 빨리 돌아가는 이 삭막한 세상 속에서 모두가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순수한 마음을 그대로 전해주던 때로 말이다. 마음을 가득 담은 눈빛과 한 장의 편지로 순수해지는 것은 어떨까?

경남대학보사 하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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