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예방을 위한 인식 변화가 앞서야
성범죄 예방을 위한 인식 변화가 앞서야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6.03.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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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교육을 통해 올바른 성의식 정립 필요


성폭력은 강간, 윤간, 강도강간뿐 아니라 성추행, 언어적 희롱, 음란전화, 성기노출, 어린이 성추행, 아내강간 등 상대방의 의사에 반(反)하여 가하는 성적 행위로 모든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다'함은 원치 않거나 거부하는 행위를 상대방에게 계속 하거나 강요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성폭력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나 공포감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인한 행동 제약을 유발시키는 것도 간접적인 성폭력이라 할 수 있다.

잊을 만하면 고개를 드는 성범죄. 가해 남성들 대부분이 성추행 및 폭행에 대해 '범죄'라는 인식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더욱 큰 충격을 준다. 또한 우리나라의 남성중심적인 사고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여전히 이런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피해자가 오히려 고개를 숙이고 가해자가 고개를 뻣뻣이 들고 다니는 불합리한 사회가 되고 있다는 것을 봐도 우리 현실이 어떠한지 알 수 있게 한다.

성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가 앞서야 한다. 그리고 성의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꾸준한 교육이 중요하다.

우선 초범 범죄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초등교육기관에서부터 모든 학생들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시켜야 한다. 어릴 때 고착되는 성의식을 초등교육기관에서 바로 세우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예비 범죄자들을 잉태한 채 허양처럼 또다른 피해자가 생겨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가해자의 재범 방지 교육이 더 시급하다. 교화 프로그램은 범죄 유형별로 다르게 적용돼야 한다. 물론 공통 분모는 성폭력이 범죄라는 사실을 인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재범 방지 교육과 함께 가해자의 신상도 공개해야 한다. 공개함으로서 세부정보를 주위에서 공유할 수 있어야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부산경찰청 작년 청소년 성매매 분석 결과 성매매 20%가 14세 이전 첫 성매매를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청소년들이 성매매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흥비 및 용돈을 벌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석은 청소년과 성인들의 비뚤어진 성의식을 그대로 드러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성폭력이 성에 기반한 권력의 문제이며 권력에 기반한 성의 문제라고 볼 때, 성폭력의 범위는 성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성별에 기반한 행위까지 포함된다. 성적인 행위는 단지 응시하는 행위에서 강간까지의 행위-시각적(불쾌한 응시나 음란한 시선), 언어적(외설적 언급, 암시, 농담 등), 육체적(건드리기, 접촉, 애무, 포옹, 추행, 강간 등), 음란물의 전시나 낙서, 성적 봉사의 요구(과도한 서비스나 애교의 요구, 술자리에서의 서비스 요구 등)-를 모두 포괄한다. 또한 성별에 기반한 행위로는 성별로 그 사람을 비하하는 행위, 성별에 기반해서 이루어지는 평가 혹은 위협적이거나 육체적으로 확대하는 행위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성 차별적인 발언, 여성 비하적인 발언, 고정 관념적인 성별 분담의 강요도 모두 성에 기반한 성폭력이다. 성폭력은 전 사회와 모든 개인에게 내재한 구조적인 폭력이며 우연한 사건이 아니다.

성폭력은 성억압과 성폭력을 구조화시키고 있는 현 사회가 전면적으로 재구조화되지 않는다면 언제 어디서 누구의 의해서도 누구에 대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부각된 성범죄와 그 예방대책과 대안들이 그저 말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 성폭력에 대한 통념 ********************

◎ 성폭력은 나에게는 일어날 수 없다
- 성폭력 범죄에서 강간 신고율은 약 3%정도이다. 즉 하루에 1000건, 1분에 1건의 강간이 일어나고 있다. 신고된 비율이 3%이고 범죄 유형도 강간에 국한한 것이니 신고되지 않은 성폭행과 강간이 아닌 성폭행까지 따져보면 이건 정말 수치화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 성폭력은 젊은 여성들에게만 일어난다
- 한국 성폭력 상담소에 접수된 사례를 보면 성폭력 피해자 중 30%가 만 13세 미만의 어린아이다. 또한 피해자의 나이도 생후 만 4개월의 아기부터 70세 이상의 할머니까지 분포되어 성폭력이 나이에 상관없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 대부분의 성폭력이 낯선 사람에 의해 발생한다
- 아는 사람에 의한 강간은 전체의 70%이상을 차지한다. 특히나 학내 성폭력의 대부분은 아는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데 94년 서울대의 통계를 보면 선배가 46%, 동기 44%, 후배 3%로 모두 69%를 차지한다.

◎ 강간은 폭력이 아니라 조금 난폭한 성관계이다
- 성관계란 남녀간의 애정이나 친밀감을 나타내는 의사소통과 상호교감의 방법이다. 그러나 강간은 사랑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성기라는 부분에 여성의 뜻과는 관계없이 가해지는 폭력이지 성관계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 여자가 끝까지 저항하면 성폭행은 불가능하다
- 가해자, 특히 강간범은 많은 경우 말로 위협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때리거나 흉기로 위협하기도 한다. 그리고 피해자인 여성은 극도의 공포와 수치심을 느껴 저항하기보다는 무력해지기 쉽다.

**************** 성폭력 예방을 위한 몇 가지 방안 ****************

* 공동체 내의 가부장적, 남성 중심적인 문화 철폐
- 성폭력은 단순히 개인적, 성적인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이며 남녀 불평등의 사회구조 속에서 나타나는 문제이다. 따라서 성폭력은 성폭력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들을 강조하며 내부 단속을 한다고 해서 예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각 개인이 속한 공동체의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인 문화를 변혁하고 나아가 가부장적 사회에 대해 어떤 실천을 벌일 것인가까지 심도 깊게 장기간 논의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 나는 이렇게 한다!
- 성에 대한 가치관, 행동범위의 한계 등에 대한 분명한 마음의 결정을 하고 있어야 한다.
- 예/아니오를 분명히 한다. 상대방은 침묵이나 약한 거부를 동의로 오해할 수 있다.
- 다른 사람에게 성관계(성교, 키스, 애무 등 모든 성적 행동)를 강요하지 않는다.
- 얌전히 있는 것을 동의한 것으로 혼동하지 않는다.
- 서로의 동의 하에 성관계를 가진 사이더라도 마음이 변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 즐거운 시간, 성적 흥분, 농도짙은 애무가 성교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 성차별적인 농담이나 여성을 무시하는 발언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 강간을 정당화하려는 태도에 문제를 제기한다. 많은 남성들이 특별한 상황에서의 강간은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어느 것도 강간을 합리화시키지는 못한다.
경남대학보사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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