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없는 일에 시간낭비 말길
가치없는 일에 시간낭비 말길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6.03.0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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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우리 대학은 개교 60돌을 맞았다. 오늘 입학식을 갖는 새내기들은 '환갑둥이'라는 데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60년 세월은 결코 평탄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의 앞날에는 그보다 더 험난한 여정이 놓여 있다. '험난하다'고 말할 수 있는 가장 실감나는 일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현실은 냉엄하다. 그리고 현실은 지방대학에 더욱 냉엄하다. 이런 차별을 뛰어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노력에 달렸다고밖에 할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많은 교과서적 표현이 있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다소 생뚱맞은 것처럼 보일지 모를 견해를 피력하면서 새내기 여러분의 분발을 촉구하고자 한다. 티벳 불교 연구의 선구자이며 옥스퍼드 대학의 종교학 교수였던 에반스 웬츠(Evans Wentz)는 "인간으로 탄생한 이 소중한 기회를 세상의 무가치한 일들 때문에 낭비하지 말기를" 당부하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얼핏, 감동이라고는 하나도 전달되지 않는 평범한 말이라 할지도 모른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당연한 일로, 기본적인 전제로 생각하고 있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주변으로 눈을 돌려 보라. 생명을 부여받은 것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우리 인간이라는 것은 그 가운데서 얼마나 진보 내지 진화한 존재인지를 생각해 보라.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에 새삼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인간으로 태어나 대학에까지 진학하여 높은 수준의 공부를 하게 된 것은 또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깨닫게 된다.

우리가 무엇보다 먼저 당부하고자 하는 것은 지방대학에 들어왔다는 자괴감을 털고, 인간으로 태어나 대학에까지 가게 되었다는 자부심을 가져 달라는 것이다. 획일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소질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것을 계발하려고도 하지 않은 채 대학 4년 동안을 헤매는 일이야말로, 세상의 무가치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환갑둥이 새내기 여러분들이 이런 생각에 이르게 될 때, 우리는 흔쾌한 마음으로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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