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동계 해외봉사활동 체험수기 - 네팔
2005 동계 해외봉사활동 체험수기 - 네팔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6.02.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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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대학생활의 반을 보낸 2학년 겨울방학. 무료한 대학생활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들이 필요했다.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연수보다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들을 찾다가 우연히 해외봉사활동 공고를 보게 되었다. 작년 동아리에서 스리랑카를 다녀온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리핀과 스리랑카와 네팔...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는 듯한 마력으로 네팔을 지원하게 되었다.

하늘아래 첫 땅이라는 네팔은 나에겐 너무나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느껴졌다. 떠나기 전 네팔에 대해 이리저리 알아봤지만 자료가 많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되었다. 발대식 날 33명의 네팔 사티팀 들을 만나 우리가 할 봉사활동에 대해 자세히 듣고 수업계획을 정했다. 우리는 미술 1·2팀, 체육팀, 게임팀으로 나누어 수업을 맡았다. 미술 1팀은 선글라스 만들기 수업을 하고 미술 2팀은 색종이로 우리나라 전통의상 한복 만들기와 제기 만들기, 게임팀은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게임을 하고 체육팀은 태권도 수업을 하기로 했다. 모두들 네팔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여러 번의 회의를 했다. 그렇게 기다리던 네팔에 기대와 설레임으로 도착했다. 네팔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내전으로 경비가 엄격했고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네팔거리는 우리나라 60∼70년대를 보는 듯했고 쓰레기가 널려져 있고 먼지로 자욱한 하늘은 14일 간의 우리의 봉사활동 생활이 힘들 것임을 예고했다.

첫날 에버비전 스쿨에서 학생들을 만나 선글라스 만들기 수업을 했다. 네팔은 안경이 비싸서 시력이 나빠도 안경을 쓰지 않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작은 종이로나마 아이들에게 안경을 선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해맑은 미소와 맑은 눈으로 봉사단을 쳐다보는 아이들을 보면서 너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지 못하고 도와줄 수 없는 생각에 눈물이 흘렀다. 단지 보이는 것만으로 그들을 생각했고 가난하기에 불쌍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 모든 생각들이 나의 자만과 오만에서 나왔음을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아름다운 히말라야를 볼 수 있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들의 삶에 만족하며 행복해 했다.

봉사활동은 내가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고 도와주는 것이라 느꼈다. 하지만 봉사활동은 단지 마음을 열어 관심을 가져주고 함께 서로 돕는 것이었다. myself가 아닌 ourself이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내가 많은 것을 놓치고 있었고 잘못 알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아이들이 먼저 '나마스떼'라며 먼저 다가와 주길 바랐고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다. 이 모든 것들이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이튿날 수업부터는 먼저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이름을 물어보며 수업을 진행하였다. 마음을 열어 아이들의 눈높이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렇게 쉬운 것임을 그동안 몰랐던 것이다. 수업을 하면서 교사가 되겠다는 나에게 참된 가르침이란 지식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공유하며 도와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기간 동안 나는 그들에게 얻은 것이 너무나 많다. 봉사활동을 통해서 나 자신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고 나의 신념에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붉게 물든 히말라야산맥 아래에서 해맑게 웃음 짓는 아이들의 표정들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들의 미소는 진정한 행복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었다. 나는 이번 봉사활동이 내 삶의 전환점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 나는 깨달음은 얻었고 자아의 신화를 찾은 것 같다. 연금술사에서 말하는 '표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는 네팔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들에게 감사하며 또 다른 봉사활동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삶이 우리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바꾸는 것이라는 선교사님의 말처럼 봉사활동이 우리 삶을 바꾸는 중요한 기회임을 알게 되었다. 모든 이에게 감사하며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음을 가르쳐 주고 싶다.

이미경(미술교육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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