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푸드` 주창 김종덕 교수
`슬로푸드` 주창 김종덕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4.06.08 10:5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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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살기` 인간성 회복 운동
`속도와 기계에 빼앗긴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반(反) 문명운동이 우리 나라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무한경쟁과 속도전쟁, 그리고 대량생산에 반기를 들고 자연의 리듬, 우 주의 순리에 순응하는 삶을 추구하려는 운동이다.

4년 전 `슬로 푸드`(Slow Food)란 생경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김종덕(金鍾德.51)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사회의 속도 지상주의에 경종을 울리며 반문명주의 운동을 시작했다.

그런 그가 미주리대 방문연구교수로 패스트 푸드의 본 고장인 미국에서 11개월째 패스트 푸드와 각종 먹거리, 식량체계와 유통현실을 들여다보면서 삶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패스트 푸드의 반대개념인 슬로 푸드 운동으로, 현대인을 속도의 노예로 전락시키는 `빨리 빨리 문화`에 저항해온 그였기에 내달 말 귀국 후의 행보에 벌써부터 이목이 쏠린다.

미국 농업의 중심지인 중부에서 지역식량 체계를 연구하고 있는 그의 근황과 슬로 푸드운동의 현주소, 미래에 대한 전망 등을 e-메일 인터뷰로 들어봤다.

"1986년 이탈리아 로마에 `맥도날드`가 진출하는데 반발해 닻을 올린 슬로 푸드 운동은 인간성 회복운동이기 때문에 계층이나 계급을 떠나 우리 인류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이 운동을 주창하면서 그가 제안한 `느리게 사는 법`은 △식사 만들어 먹기 △패스트 푸드 삼가기 △자전거 타기나 걸어서 출근하기 △텃밭이용해 채소 키우기 △식사시간 길게끌기 △재래시장 가기 △사철음식이 아닌 제철음식 먹기 △유기농산물 먹기 △아이들에게 음식 교육하기 △미각키우는 공부하기 등이다.

`느리게 살기` 10대원칙은 찬찬히 뜯어보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 `여유와 느림`의 삶에 포커스를 맞춘 웰빙 (well-being) 행동수칙이다.

편리성을 이유로 패스트 푸드로 식사를 대신한 뒤 자가용을 타고 백화점에 들러, 사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쇼핑하는 현대인의 정신없이 바쁜 일상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란다.

요즘 청소년들이 템포 빠른 음악과 춤을 선호하거나 스피드를 중시하는 할리우드 영화쪽으로 눈길을 돌리며 오토바이 폭주를 즐기는 등 `빨리 빨리 문화`에 젖어있다는 비판도 마찬가지다.

그뿐인가. 작년과 올해 우리사회를 휩쓴 자살 신드롬도 인내심을 갖고 느리게 살기를 실천하지 못하고 속도와 편리성에 기대어 빠르게 살아가는 삶의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속도의 노예가 되었다. 습관을 망가뜨리고 패스트 푸드를 먹도록 (강요)하는 빠른 생활이 우리를 굴복시키고 있다`는 슬로 푸드 선언문에서도 속도의 폐해를 한 눈에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패스트 푸드, 패스트 라이프의 부작용이 큰 데다 현대문명이 환경과 자원부족 문제를 심화시키기 때문에 슬로 푸드 운동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원을 아껴 쓰자는 `아나바다 운동`(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 친환경 농업운동, 유전자 조작식품 반대운동 등도 슬로 푸드 운동의 일환인 셈이다.

"슬로 운동의 핵심은 속도를 강조하는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과 대안 모색에 있어요. 효율성을 향상시킨다는 미명하에 속도를 중시하는 것은 우리의 존재방식을 변화시키고 환경을 위협하는 것입니다"

`빠른 삶`의 대표적인 부작용 가운데 하나로 비만을 꼽는 김 교수는 "미국에서 비만의 심각성을 직접 보고 느꼈다"면서 "이는 대부분의 먹거리가 냉동 식품, 캔 식품, 인스턴트 식품인 데다 가까운 거리도 차로 이동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패스트 푸드를 많이 먹고 운동을 적게 하는데 살이 안 찐다면 이상한 일 아니냐"는 그는 농업사회학자답게 속도를 중시하는 먹거리와 자동차 문화를 비만의 1차적 원인으로 꼽았다.

이런 미국에서도 점차 슬로 푸드 운동이 세를 불려가고 있다고 전한 그는 "슬로 푸드 사무국이 있는 뉴욕을 비롯해 미 전역에 지부가 설치돼 있고 회원 수도 늘어나고 있으며 활동 또한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고 했다.

전세계 인구의 4분의 1인 17억명 가량이 비만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국제비만태스크포스(IOTF)의 최근 통계자료를 인용, 우리나라도 비만의 폐해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김 교수는 비만의 심각성에 그치지 않고 지구촌 식단을 좌우하는 세계 식량유통의 문제점에 주목하고 우리나라 농업을 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세계 식량 체계 하에서는 생산자는 저렴한 가격의 농산물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을, 소비자는 정체 불명의 농산물을 먹지 않을 수 없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합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세계 식량 체계는 지구환경에도 부작용을 미칠 뿐 아니라 각 지역의 토착 음식문화마저 소멸시키고 말아요"

자칫 우리나라가 식량종속이란 굴레에 빠질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그가 구상 중인 대안은 `지역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역 식량체계의 구축`이다. "지역 농산물을 그 지역 내에서 소비하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고 어려움에 처한 우리의 농업을 살리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귀국 후 김 교수는 이런 지역 식량 체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리는데 당분간 주력할 예정이란다.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 식량체계운동은 △지역에서 재배한 농산물 소비하기 △재래시장 가기 △제철 음식 먹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영세한 농업생산 여건으로는 외국의 값싼 농산물과 가격경쟁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임을 김 교수도 부인하지 않았다.

"먼저 생산자는 친환경적인 차별화된 생산으로 품질경쟁에서 외국 농산물을 능가해야 합니다. 그렇더라도 소비자들이 외면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겠죠. 이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된다면 다양한 농업방식을 보존하고, 소생산자를 보호하면서 환경도 지킬 수 있는 일석삼조의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0년 이탈리아 볼로냐와 이듬해 포르투갈 포르토에서 잇따라 열린 제1, 2회 슬로 푸드 대회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심사위원 자격 등으로 참여한 적이 있는 김 교수가 슬로 푸드 운동의 제창자가 된 것은 10년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에서 연구하던 중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란 책을 접하고 나서다.

김 교수가 그 책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한 인연으로 저자인 조지 리처를 만난 것이 슬로 푸드 운동가의 길로 접어든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그는 `슬로푸드`(나무심는 사람刊), `슬로푸드 슬로라이프`(한문화刊) 등의 저서를 차례로 선보이면서 캠페인을 본격화했다.

"부도덕한 상술 때문에 야기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김 교수는 "우리 사회에 슬로 푸드 운동이 확산된다면 갖가지 부작용과 폐단을 낳는 `빨리 빨리 문화`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런 희망섞인 바람 못지 않게 이 운동의 미래에 대해서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21세기에는 자원의 무분별한 사용이나 고도 성장보다는 스마트한 성장, 친환경적 발전이 주조를 이룰 수밖에 없어 슬로 푸드 운동의 미래는 밝다고 봅니다"

그러나 `바쁜` 현실 속에서 `느리게 사는 법`을 직접 실천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물음에는 이런 예로 답변을 대신했다.

"가령 아파트에 사는 사람도 메주를 쑤어 장을 담글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시간도 없을 뿐더러 그렇게 하는 방법을 모르고 아예 관심이 없거나 적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는 바쁜 현실을 핑계로 느림과 여유의 삶을 도외시하고 있어요. 더 늦기 전에 생활 속에서 느리게 사는 법을 익히고 실천하는 것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지름길임을 모두가 깨달아야 합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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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of themPirithouswas bound to a turning wheel whereas Theseus himself was chained to a rockIf it had not been for Heracleswho came in for CerberusTheseus would never have already been in a position to return to the upper ai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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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 Bingley offered her the carriage, and she only wanted a little bit pressing to accept it, when Jane testified such concern in parting with her that Miss Bingley was obliged to convert the offer of the chaise into an invitation to remain at Netherfield for the present. Elizabeth most thankfully consented, and a servant was dispatched to Longbourn to acquaint the family with her stay, and bring back a supply of clot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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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ngley and his sisters on the elegance of their entertainment, and also the hospitality and politeness which had marked their behaviour to their guests. Darcy said absolutely nothing at all. Mr. Bennet, in equal silence, was enjoying the scene. Mr. Bingley and Jane were standing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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