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 경남 신항 일대 타자 경험의 유적과 역사 바로 세우기
문화재 : 경남 신항 일대 타자 경험의 유적과 역사 바로 세우기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5.12.0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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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진정한 대화, 미래의 담보는 우리의 침략과 오욕의 역사를 단절과 외면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타자와의 수평적 교류를 대비한 역사인식의 확대가 필요하다. 자신이 아닌 타인, 선인이 아닌 악인, 영광이 아닌 치욕, 영웅이 아닌 범인의 유적을 어떻게 기념·기억할 것인가에서 신항만 일대의 왜성, 러일전쟁 승전기념 유적지가 당면 현안이다. 현재 거제의 경우 취도 기념비와 송진포의 도고 비석을 제국주의 침략 유적으로 철거하자는 의견과 관광상품화·역사보존의 측면에서 존속하자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대립 의견의 해결방향으로 제3의 길, 즉 없애는 것보다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고, 산재한 유적지들을 하나의 개념 아래 묶어내는 엮어내기의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덧붙여 신항 일대 타자 경험의 유적지에 대한 몇 가지 지적들로 첫째, 일방성만 있고 소통 속의 정체성이란 고민이 없다. 둘째, 영웅은 있지만, 대중은 배제되어 있다는 대표적인 예로 임란 유적지에 이순신 승전비와 승전지만 있고 민중의 수난지는 없다. 셋째, 전쟁은 있지만, 생활 또는 평화가 없다. 넷째, 자신의 것만 있고 타인의 것은 배제되어 있는 세계성이 결여되어 있다. 다섯째, 역사와 유적에 대한 전환적 재해석이 거의 없다. 즉 전쟁의 유적을 평화로, 지배의 유적을 어떻게 선린교류의 교육장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과 변용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과거의 반성을 통한 미래의 담보를 위해 글쓴이는 남해안 국제 평화 역사공원을 제안한 바 있다. 남해안 일대에 흩어져 각각 관리되고 있는 임진왜란 유적지, 왜성 유적지, 러일전쟁 유적지, 식민유적지 등을 포괄하여 동북아 국제 평화와 교류를 기본 개념으로 하는 해안 역사 공원으로 만들고, 일제의 침략적 유적에 대해서는 대응 기념물 등을 통해서 역사를 바로잡는 교육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도진순 교수(창원대 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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