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학기의 두 번째 농사를 시작하면서
가을학기의 두 번째 농사를 시작하면서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5.09.0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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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에는 고개를 숙인 벼이삭이 여물어 가고 있다. 봄부터 땀을 흘린 농부들의 노고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누런 들판이 우리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제 올해의 두 번째 농사를 막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지난 학기말에 받아든 첫 번째 결실을 되돌아보면서 가을 학기의 두 번째 농사는 봄 학기보다 알찬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야 할 것이다.

가르치는 입장에 선 사람들은 여름내 무더위와 싸우면서 성취한 연구의 내실을 잘 가다듬어서, 학생들 스스로 과제를 제기하고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자신 있게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표면적으로 교육과 봉사를 내세운다고 할지라도 창조적인 연구가 빠진 교수학습에 머물게 되면 잠시 남의 지식만 전달하는 소매상에 머물다가 언젠가는 그것마저 어려워지게 될 지도 모른다. 바람직한 교육을 위하여 창조적인 학문 연찬은 언제나 필요한 것이다.

배우는 입장에 있는 학생들은 지난 여름 방학 동안 자신이 쌓은 내면의 공력과 여행 등을 통하여 터득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발판으로 두 번째 농사를 위하여 땀방울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가을 학기의 두 번째 농사가 풍성한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두어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수업계획서를 미리 확인하고 교재와 참고자료를 갖추어서 첫 주의 첫 시간부터 수업목표에 따른 교과 진행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각 강좌의 첫 시간은 한 학기의 목표를 제시하고 과제를 분담하고 실천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그 동안 첫 시간을 중요하게 인식하지 못했던 점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생각을 바꾸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강좌의 내용과 과제를 동료들과 토론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창 시절의 동료는 함께 지낸 친구로서의 의미도 소중하지만 강좌를 포함하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함께 토론하면서 공동의 선(善)을 추구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소중한 존재이다. 이러한 동료들과 같은 자리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진지한 토론을 펼치되, 자신의 생각과 주장이 당당하면서도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말하고 글을 쓰는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대학을 다니는 가장 큰 보람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들의 올해 두 번째 농사가 풍성한 결실을 이루어 곳간에 넘쳐나게 되면 우리 모두 즐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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