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독일통일에서 본다(2)
기획시리즈/ 독일통일에서 본다(2)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4.05.19 14:22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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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에는 따뜻한 가슴이 필요합니다
“정치지도자는 통일의 빛과 그림자를 솔직히 전해야 합니다. 마음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한 세대가 흘러야 하지만, 통일의 열차는 지금도 가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살고 있다. 서독출신, 동독출신, 그리고 그 중간 지역출신. 서독사람은 베씨(wessi), 동독사람은 오씨(ossi), 중간지대 사람은 보씨(wossi)라고 불렀다.

독일의 통일이 현실이 된 초기. 환호와 열광 후의 현실은 참담했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의 폭풍이 휘몰아쳤고 동독지역의 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았다. 엔지니어가 노무자로, 대학교수가 운전자로 나서는 직업생활의 일대 혼란이 계속되었다. 사회 기반세력인 30대에서 50대까지의 중간층이 붕괴되었다. 서독으로의 ‘덮어씌우기’가 계속되었다.

독일 신탁관리청은 동독으로부터 인수한 모든 기업의 사유화를 책임지고 있었다. 3년 만에 1만 개의 기업이 매각되었다. 재도산 기업이 속출했다. 동독지역 산업생산은 통일 전의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고 재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서독사람들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만 현장에 머물렀다. 서독에 가족이 있었고 동독에는 직장이 있었다. 구동독 전지역이 이런 생활이었다. 많은 젊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났다.
할레의 주말은 조용했다. 남아 있는 자와 트라비(동독차) 소리만 들렸다. 동독출신 사람들은 스스로를 ‘2등 시민’으로 칭하며 ‘점령지에 산다’고 한탄했다.

유학당시 만났던 할레 사람들은 불만이 대단했다.
“할레에는 세 유형의 계층이 있는데 할로커, 할룽커, 할렌저이다. 할로커는 할레에서 한 몫 잡고 벌써 서독으로 도망간 사기꾼들이고, 할룽커는 아직도 남아 한 몫 잡고 있는 사기꾼들이며, 할렌저는 고향이 할레라서 그냥 남아 있는 원주민들이다” 경멸이 담긴 표현이었다.

로스토크에서 폭동이 발생하여 함부르크 경찰이 추가 투입되었다는 소식도 들렸다. 긴장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TV 토론에서 서독 사람들은 동독 사람들이 ‘무임승차’한다고 비난했다. ‘일은 안하고 잘 살려하며 돈만 빼 먹는다’고 질타했다.
‘동독 사람들은 자립성, 창의성, 결단성이 부족하고, 편협하며 정서가 불안하다’고 의심했다. 동독 사람들의 반감도 이에 못지 않았다.‘오만, 사기꾼, 공동체 정신이 결여된 이기주의자’로 서독 사람을 몰아 붙였다.

통일의 고통은 다음 세대에게는 희망의 싹

할레대학교 법과대학에서 페터(25, 법대 조교)와 안드레(25, 법대 조교)를 만났다. 페터의 고향은 베를린, 안드레의 고향은 막데부어그이다. 통일 당시 이들의 나이는 13살, 초등학교 학생이었다.
이들은 인생의 반을 각각 분단시대와 통일시대에서 살았다. 페터와 안드레의 소년시절 꿈은 직업군인이었는데 통일이 그 꿈을 바꾸어 버렸다.
페터는 2001년 2월, 안드레는 2000년 9월에 사법고시(독일에서는 Staatsexamen이라고 부름) 1차 시험에 합격하였고, 할레대학교 법대 부스만 교수(범죄학)의 지도로 박사학위논문을 준비하고 있었다. 독일통일은 이들의 미래를 바꾸었고, 아직도 많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싹을 틔워주었다.

아직도 ‘베시와 오씨’ 간에 장벽이 남아있는지 궁금했다. “경제적 간격은 많이 좁아졌어요. 그러나 마음의 장벽은 여전히 있습니다. 극복에는 분단된 세월만큼 시간이 필요해요. 당시 30대, 50대가 지금 40대, 60대입니다. 끔직한 격변기를 경험한 세대들입니다. 한 세대가 흘러야 완전한 통일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대학생이 되어 법학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동독체제에서 아무에게나 허용되는 길이 아니었다. 페터와 안드레의 꿈은 부모세대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통일 없이는 불가능한 꿈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들은 독일 시민을 넘어 유럽의 시민을 말하고 있었다.

페터가 말했다.
“통일이 안되었다면 모두 폐허가 되었을 겁니다. 통일 초기 할레에서 보셨지요?
거기에는 미래가 없었습니다. 군인이 되거나, 농장에서 일하게 되었겠지요. 여행도 감히 꿈꿀 수 없고요. 외국인과 자유로이 대화를 할 수도 없었지요. 독일통일은 젊은 세대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주었습니다.” 그는 다른 동유럽국가들의 처지를 비교하면서 동독의 행운을 말했다.
“미래의 희망이 상실된 게르만의 한 지역, 누가 도와줍니까? 부자인 형제국가가 도와주어야지요. 동독으로서는 행운입니다”

안드레가 말을 이었다.
“지금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범죄 등 각종 문제가 도처에 깔려 있습니다. 실업, 사회불안, 미래불안입니다. 그러나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모두가 극복의 문제입니다. 통일의 열차는 지금도 달리고 있습니다.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페터는 앞으로 있게 될 한국의 통일을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정치지도자는 남북한 주민들에게 통일의 빛과 그림자를 솔직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통일 격변기에는 대량실업과 사회갈등 그리고 경제적 부담이 불가피합니다. 이 고통은 자식 세대에 곧 희망의 싹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다음 세대들이 자유와 평화 속에서 각자의 꿈과 미래를 개척할 수 있습니다. 한국 민족은 수퍼 KOREA를 만들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이 있다’고 호소해야 합니다”

안드레는 “나는 12살 때인 1989년 11월 9일 화요일,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어머니와 함께 서독 하노버로 갔습니다. 그때 처음 코카콜라를 맛보았습니다. 니베아 크림도, 컴퓨터도, 장난감들도 백화점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모두가 저에게는 처음이었습니다.”

페터가 다시 말했다.
“아마도 동독사람들은 통일 후 살아오면서 한 번쯤은 ‘오씨와 베씨’의 차별을 받았을 겁니다. 통일은 점령이 아니고,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서로 이해와 관용이 필요합니다. 남쪽에 살든 북쪽에 살든 같은 한민족, 한국인입니다. 통일에는 따뜻한 가슴이 필요합니다.”

하 태 영 교수(법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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